축음기
축음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어떻게 음악을 들었을까? | |
이름 | 레옹 스콧 드 마르탱빌의 “포노토그래프”와 뮤직박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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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축음기 |
연대 | 1890년대 이전 |
음성 파일 |
16세기 말 유럽에서 제작되기 시작한 배럴 오르간(Barrel Organ)은 음조에 맞추어 핀을 꽂은 거대한 나무 원통, 즉 배럴 (Barrel)을 굴려 오르간의 밸브를 조작해 소리가 나도록 한 것으로, 엄밀히 말해 ‘녹음’의 범주에는 들지 않지만, 같은 멜로디를 계속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무척 혁신적인 아이디어였어요. 그리고 이 배럴 오르간의 원리는 이후 18세기 말에 등장해 19세기 초 이후 대중화된 다양한 형태의 뮤직박스(Music Box)에 응용되었답니다.
한편 19세기 중반 이후 유럽에서 제지(製紙)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기존의 배럴 오르간이나 뮤직 박스처럼 한 개의 물체 위에 핀을 꽂아 소리를 기록하는 대신, 연속으로 구멍을 뚫은 긴 종이 두루마리를 사용하는 기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1883년에 독일의 음악가이자 발명가인 에밀 벨테(Emile Welte)는 이 종이 두루마리 기술을 처음으로 이용한 배럴 오르간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기술은 1890년대에 등장한 자동 피아노(Player Piano)에도 계속해서 사용되었어요.
자동 피아노는 1920년대 중반까지 큰 인기를 끌며 다양한 제조사들에 의해 판매되었어요. 자동 피아노의 피아노 롤에는 당시의 유명 작곡가들부터,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활동한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음악 감상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어요. 그러나 1920년대 중반 전기녹음 기술의 등장으로 피아노의 소리를 온전하게 담아내는 것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자동 피아노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었지요.
한편 19세기 물리학의 발달로 인해, 소리가 매질(媒質)을 통해 전파되는 파동 에너지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물리적인 기록 수단을 통해 아예 소리 그 자체를 인간의 힘으로 기록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그 중의 한 사람이었던 에두아르 레옹 스콧 드 마르탱빌 (Edouard-Leon Scott de Martinville)은 1856년 말, 인간의 청각기관을 본 딴 소리 기록장치인 ‘포노토그래프(Phonautograph)’를 발명하는 데 성공했답니다. 그러나 스콧 드 마르탱빌은 자신이 만든 장치에 소리를 물리적으로 기록만 했을 뿐, 그 소리를 재생해서 들어보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어요.
2008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소속의 과학자들에 의해 마침내 스콧 드 마르탱빌의 유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어요. 이들은 스콧 드 마르탱빌이 포노토그래프를 이용해 소리 파형을 기록했던 당시의 종이를 디지털 스캔한 뒤, 이를 음파로 변환하여 재생하는 데 성공하였던 것이지요. 스콧 드 마르탱빌의 포노토그래프 실험 녹음은 2010년 미국 국회도서관의 ‘국립 녹음 등재목록 (National Recording Registry)’에 등재되어 “역사적, 문화적, 미적으로 중요한” 녹음으로 평가되어 영구 보존되게 되었답니다.
*사진 제목 및 출처
1. 배럴 오르간/위키피디아
2. 레지나 뮤직박스/www.specialauctionservices.com
3. 벨테-미뇽 자동 피아노/미국 개인소장
4. 포노토그래프/http://www.flickr.com/photos/fdctsevilla/4031752806/sizes/o/in/set-72157622631195426/
5. 마르탱빌의 〈달빛 아래서〉 원본/프랑스국립도서관(Biblitheque Nationale de France)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