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음기
나팔이 캐비닛 안에 숨겨진 내장형 축음기 | |
이름 | 내장형 축음기의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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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축음기 |
연대 | 1901년 ~ 1925년 |
음성 파일 |
1906년에 빅터사의 엘드리지 존슨이 고안한 ‘내장형 나팔 그라모폰(Internal Horn Gramophone)’ 역시 축음기의 역사에 있어 한 획을 긋는 새로운 디자인이었어요. 내장형 나팔 그라모폰은 나팔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기존의 축음기와는 달리, 나팔을 축음기의 몸체 안으로 집어넣고 이 몸체를 음반 수납용의 고급 나무 캐비닛으로 마감한 것이었어요. 나팔은 톤암에서 아래쪽으로 연결해 모터 아래쪽으로 빠지게 되어 있었는데, 나팔 앞에는 문짝을 달아 음악을 작게 듣고 싶거나 음악을 듣지 않을 때는 이 문을 닫을 수도 있었답니다.
빅터사에서는 1906년 하순부터 이 축음기에 ‘빅트롤라(Victrola)’라는 상표명을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이름은 오늘날까지도 영미권에서 축음기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사용될 만큼 오랫동안 다양한 모델이 만들어지며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한편 콜럼비아사 역시 이에 질세라 곧바로 자신들만의 내장형 나팔 축음기를 선보이고 그래포놀라(Grafonola)라는 상표명을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이것은 빅트롤라와 마찬가지로 나무 캐비닛 몸체에 축음기를 얹은 것이었지요. 콜럼비아 그래포놀라의 경우 앞에 단순한 문짝 대신 일종의 셔터 형태의 장치를 달아 음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시기에 이르러서는 음량을 기계적으로 조절하는 장치들이 본격적으로 고안되었어요. 이는 녹음된 음반의 작은 음량을 어떻게 하면 더 크게 할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만 했던 초창기의 디스크 음반들이 이제는 큰 음량을 줄일 필요가 있을 정도로 그 음량이 풍부해 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지요.
내장형 나팔 축음기들은 가정의 응접실이나 거실, 혹은 식당에 놓여 사용되었어요. 당시 나팔형 축음기들은 보통 20달러에서 45달러 선이었지만, 내장형 나팔 축음기인 빅트롤라의 출시가격은 무려 200달러에 달했어요. 때문에 초창기 내장형 나팔 축음기들은 거의 상류층 가정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답니다. 하지만 차츰 많은 이들이 나팔형 축음기보다 내장형 나팔 축음기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확연해지자 보다 값싼 내장형 축음기들이 많이 출시되기 시작했어요.
초기의 내장형 나팔 축음기들은 음향공학이나 기계적인 효율성은 별로 고려되지 않고 오로지 기계 장치를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었어요. 그러나 여러 가지의 캐비닛 디자인이 등장하고 다시 전면적인 디자인이 계속해서 개량되면서 차츰 이들 내장형 축음기들은 정교해지고 그 기능이 세련되어져 갔지요. 톤암과 사운드박스, 그리고 다른 금속 재질의 부품에는 금이나 니켈 도금이 되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고, 레코드를 거는 턴테이블에는 벨벳이나 고급 펠트 재질의 천을 붙였어요. 또한 1908년부터는 레코드의 음악이 끝나면 자동으로 레코드를 정지시키는 간단한 브레이크 장치가 고안되어 장착되기 시작했답니다.
*사진 제목 및 출처
1. 1906년 출원된 최초의 내장형 축음기 특허/1906년 출원된 최초의 내장형 축음기 특허
2. 빅터 사가 처음 출시한 빅트롤라 16형 축음기 광고. 1907년 1월.
3. 콜럼비아 사의 내장형 축음기인 그래포놀라(Graphonola) 광고
4. 빅터 빅트롤라 16형 축음기/미국 개인소장(eBay 출품 사진)
5. 빅터 빅트롤라 16형 축음기의 윗부분/eBay 출품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