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존재한다. 어떤 동물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지만 여러 매체나 연구결과와 같은 것을 통해 그들의 삶을 접할 때면 때로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 속 먹이사슬 가운데 치열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지키며 생명을 유지 및 번식하고 그 종을 이어가는 그들의 생존방식이 감동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만의 생존 방식은 곧 그들 나름의 특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동물들의 특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두족류(頭足類) 중 하나인 오징어의 특징을 살펴보자. 오징어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술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의 위장술이라 하면 자신의 몸통 색을 주변의 색과 같은 것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위장술은 단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암컷 앞에서 다른 수컷을 경계 및 혼란케 할 목적으로도 사용한다. 바로 암컷을 향해 있는 몸의 반은 수컷의 그것 그대로 두지만 다른 수컷을 향해 있는 반은 암컷의 색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징어의 위장술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장술을 하는 오징어가 사실은 색맹이라고 한다. 주변의 색과 똑같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고 의례히 색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오징어의 위장술은 색을 구별하는 능력으로 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바다 속으로 들어오는 빛에 따라 자신의 시각을 적응시키는 놀라운 능력으로 주변을 파악하고 위장한다. 즉 근해에서는 초록색이었다가 심해에서는 파란색으로 빛에 따른 시각적 초점이 변화되며 그것이 위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의 연구진이 여러 차례의 실험과 관찰을 반복하며 얻어낸 결과다.
다음으로 포식자로부터 자신과 새끼를 보호하는데 바로 그 포식자를 이용하는 캘리포니아 땅다람쥐의 생태를 소개한다. 다람쥐야 워낙 날랜 동물이니 포식자가 나타나면 눈 깜짝할 새 도망가 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 얘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해 다람쥐가 쓰는 방법은 바로 뱀이 벗어놓은 허물을 물고 뜯고 씹고 문지르며 자신의 몸에서 그 냄새가 나게 하는 것이다. 뱀의 허물이 없을 때는 뱀이 머물렀던 흙이나 나무 등에서도 그 냄새를 취한다고 한다. 이는 수컷보다는 암컷이나 어린 개체에게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수컷보다는 방울뱀과 같은 포식자에게 더 취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모습이 다른 설치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하는 걸 보면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 작은 동물의 지혜에 감탄하게 되지 않는가.
사진 1. 캘리포니아 땅다람쥐
(출처: 위키미디어 커몬스)
사진 1. 깡충거미(출처: 위키미디어 커몬스)